나인 - 천선란 장편소설 -
행복은 살아가는 도중에 느끼는 잠깐의 맛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한 사람은 미래다. 단맛, 쓴맛, 떫은 맛, 신맛, 짠 맛을 느끼는 것처럼 행복도 무엇을 먹었느냐와 비슷하게 선택에 따라 감정을 느끼는 것뿐일지도 모른다고. 미래는 태어난다는 것은 세상과 합치된 이유가 있어서일 거라고 말했다. 그러니 만일 이유가 없다면 지금 당장 도로에 뛰어들어 차에 치어 죽어도 상관없지 않느냐는 말을 열세 살 때 했다. 나인은 그런 미래에게 세상의 비밀 하나를 알려 줬다. 너는 세상의 비밀을 한 꺼풀씩 벗겨 먹으며 언젠가 네가 궁금해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미래는 팔짱을 낀 채 나인의 말을 가만히 들었다.나이를 먹는 다는 건 세상의 비밀을 한 꺼풀씩 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벗 겨 낸 세상의 비밀을 한 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