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온전히 마주하는 그림 한 점의 일상.어떤 말은 고요하게 품을 때 더 많은 말을 한다. 뒷모습이 그렇다. 영원히 타인에 의해서만 관찰되는 뒷모습은 영영 볼 수도 만날 수도 없는 우리의 슬픈 내면인지 모른다. 그 슬픔이 인간의 삶에 아주 조용히, 소리 없이 새겨지고 있음을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깨닫는다. 그녀에게 느껴지는 내면의 혼돈과 갈등은 매우 시적이며, 그 억제된 감정이 오히려 강렬하게 느껴지는 슬픔의 역설이다. 드러내기보다 감춘 모습이 호기심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얼어붙은 듯한 알 수 없는 슬픔이 도리어 깊은 공감을 준다. 문득 프랑스 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의 포토에세이 에 있는 한 구절이 생각난다."어쩌면 뒷모습은 그 빈약함 때문에 오히려 효과적이고, 간결해서 오히려 웅변적이다. 등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