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숲, 도서관에서

천개의 파랑 - 천선란 장편

아라모 2024. 6. 6. 08:28

 

 

연재는 무언가 열중할 때 빛나는 인간이었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빛으로 발산되는 것이다.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열을 감지할 수 있는 콜리의 눈에는 그것이 보였다. 연재는 콜리의 몸을 수리할 때 자주 빛을 뿜었다.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열중하며 콜리의 다리를 만지던 순간과 그릇에 담아 온 씨리얼을 퍼먹으며 어느 부분이 잘못 연결되어 있는지 도면을 살펴볼 때에도 빛이 나왔다. 지금도 연재의 몸에서는 엄청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콜리가 연재의 등에 살포시 손을 얹ㅆ다. 연재는 "뭐야?" 하고 물었지만 콜리의 손을 치우거나 몸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그래서 콜리는 오래도록, 연재의 진동이 느껴질 때까지 손을 올려둘 수 있었다. 떨린다. 행복에 휩싸인 연재의 몸이 진동으로떨렸다. 연재는 살아 있었다. 늘 살아 있었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살아 있었다.

"행복해하고 있어요. 투데이가 튈 때와 같아요. 지금."                              -   300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