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숲, 도서관에서

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

아라모 2024. 3. 7. 13:31

 

여행은 낯선 곳에서 낯선 것들을 만나는 흥미로운 과정이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것들을 경험하면서 그 매력에 흠뻑 젖는다.
또 낯선 것들 속에 던져진 나 자신도 그들에게는 낯선 존재라는 사실을 문득 깨달으면서 놀라곤 한다.
낯선 것들을 만나 겪는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잠재되어 있던 나의 능력들이 발현되기도 한다.
익숙한 일상에서는 드러나지 않던 모습이다. 그 결과 나는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지, 자존감은 어떠한지 또는 나에게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게 된다. 나는 누구인지를 자연스럽게 묻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엣어 여행의 궁극적 목적과 결과는 내가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일 수 있다. 여행은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재구성하는, 즉 나를 바로 알고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  25~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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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으며,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간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으니.

삶은 그처럼 소중한 것이다     - 소로,  윌든으로 떠나다   126p

한국은 이념, 빈부, 성별, 학력, 정당, 나이, 종교, 무려 7개 항목에서 갈등 수준이 가장 심각하다.

이렇게 갈등 수준이 높다는 것은 한마디로 나와 남, 우리와 그들 사이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처럼 관계가 좋지 않으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할 뿐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통합에도 

큰 장애가 된다.

이 전염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20세기 중반부터 21세기 초반까지 받았던 교육과는 전혀 다른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순혈이라는 허구에 기초한 민족주의는 위험하다는 것, 지구상에는 호모사피엔스라는 인종 

하나만 있다는 것, 따라서 인종차별이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 돈으로 인간을 평가하는 배금주의는

인권을 침해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교육이 절실하다. 상호문화교육은 이런 집단의식에 맞는 최적의 해독제다.

      -  200~201p

 

다른 사람들의 정신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잘 살피지 않았다고 해서 사람이 불행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자신의 정신의 움직임들을 주의 깊게 잘 살피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불행해지게 된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아우렐리우스는 자기에게 편하고 익숙한 그리고 사욕을 가진 '나 자신'과 정신 수련을 통해서 '나 자신'을 이기고 

도달해야 할 '그 자신'을 구분한 다음 후자를 위해서 글을 썼다.

즉 아우렐리우스는 '있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있어야 할 자신'을 위해 글을 쓴 것이다.

아우렐리우스가 그랬듯이 21세기의 우리 역시 새로운 시대에 '있어야 할 자신'이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  251~25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