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숲, 도서관에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아라모 2024. 1. 9. 12:07

 

 

 

 

그래서 제가 독서를 좋아하는 거예요. 책 속의 작은 것 하나가 관심을 끌고, 그 작은 것이다른 책으로 이어지고,

거기서 발견한 또 하나의 단편으로 다시 새로운 책을 찾는 거죠. 실로 기하급수적인 진행이랄까요.

여기엔 가시적인 한계도 없고, 순수한 즐거움 외에는 다른 목적도 없어요    -  22p

 

저는 당신의 편지를 받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려드릴 만한 소문이 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당신 표현대로 

'쓸데없는 질문'들에 답하는 게 편합니다  - 127p  도시 아담스가 줄리엣에게 쓴 편지 중 -

 

그렇게 늦은 밤이면 엘리자베스는 저에게 건지 섬과 북클럽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저에겐 마치 천국같이 들렸습니다.

잠자리에 누우면 불결한 냄새와 병균이 떠다니는 눅눅한 공기 속에서 숨을 쉬어여 했지만, 엘리자베스가 이야기를 할 때면

깨끗하고 상쾌한 바닷바람과 뜨거운 태양 아래 익어가는 과일 향기를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제 기억으로는 라벤스부뤼크에서 햇빛이 비친 날은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여러분의 문학회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도 아주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돼지구이 이야기를 들을 때는 하마터면 웃음을 떠뜨릴 뻔했습니다. 하지만 웃지 않았지요. 막사에서 웃으면 처벌을 받기 때문입니다     -   274-275p

 

'이야기가 영원히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나도 건지섬으로 가서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회원이 되고 싶어요'

그런 독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 물리적인 시간을 초월해보라고.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책은 영원히 계속된다고. 책을 읽고 즐기는 독자가 한 명 늘어나면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회원도 한 명 느는 셈이다. 건지섬 주민들이 독서를 은신처 삼아 독일군 점령기를 

견뎌냈듯이, 독선느 시간과 공간과 이해를 초월해 이야기 속 세계로 빠져들게 해준다.

            - 433p  애니 배로스가 메리앤 새퍼를 기억하며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