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화의 손이 송인화의 손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송인화는 머리를 묻은 그대로 숨을 멈췄다.
서상화의 손은 놀랍도록 차갑고 축축했다. 손바닥과 손바닥이 맞닿는 순간 송인화는 자신이 다른 세계 하나와
연결되는 것을 느꼈다. 서상화라는 세계. 송인화는 숨을 천천히 몰아쉬며 손에 힘을 주었다.
-198P
그날 서상화가 아빠의 얼굴에서 본 것은 멸시받는 게 만성이 된 사람의 표정이었다. 누군가가 일터에서 매일매일 오랜 세월에 걸쳐 인격적 모독을 당한다는 것. 그게 내 가족이라는 것. 그 사실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휘저어놓는지를 서상화는 무가 뭔지 모르는 채로 먼저 느껴버렸다 - 225P
서상화는 그동안 왜 엄머 얼굴이 생각나지 않았는지 알 것 같았다. 너무 보고 싶은 사람은 오히려 얼굴이 안 떠오르는 순간이 있었다. 서상화는 엄마가 필요한 나이를 한참 지났지만, 그래서 엄마에 대한 요동치는 감정은 남아 있지 않았지만 엄마가 보고 싶었던 어릴 적 순간들을 딛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쪽이 아팠다 -274P
러시아의 바다 화가 이반 아이바좁스키의 1850년 그림 '아홉번째 파도'
이 그림은 자주 ' 러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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