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가까이 정세랑 장편소설
현재의 삼십대들이 학창시절에 겪었음직한 꿈, 좌절, 불안, 우울, 명랑성, 호기심을 담은 작품이다. 신도시 외곽 작은 도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친구들이 겪는 성장의 진통을 담담하면서도 경쾌하게 그려냈다. 영화, 음악, 패션, 유행, 직업 등 그 세대의 감수성과 정체성을 대변하는 문화가 수록되어 과거를 추억하고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가족이라고 해서 무조건 사랑할 필요는 없어. 하나도 안 사랑해도 돼.”
마치 “그 가수 앨범의 모든 트랙을 들을 필요는 없어, 좋아하는 노래만 들어” 정도의 말을 하듯 가볍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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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떼어간 년, 언젠가 버스 정류장에서 딱 마주쳤다.
남의 돈 처먹고 잘살 줄 알았냐는 말 나올 줄 알았는데, 막상 보니 남의 돈 처먹고도 못살면 쓰냐는 말이 나오더라. 68P
주완이가 좋아하는 사이, 나는 가위를 그대로 든 채 주완이에게 키스했다. 내가 했다기보다는 내 안의 작ㅇ든 화살표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저지른 짓이었다.
웰치스와 왕비를 보면 난 늘 내 첫 키스를 떠올린다. 다행히 웰치스와 왕비는 그렇게 자주 마주치지 않는다. 왕비는 이제 왕페이로 불리는데, 그럼 난 또 <카우보이 비밥>의 페이 발렌타인을 생각하고 만다. 페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는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엄마 말이 맞았다. 남자애랑 단둘이 있으면 위험하다.
남자애가 아니라, 내가 위험했다. 85P
내가 권위에 별로 반응하지 않는 타입인 게 더 컸다. 좋은 어른은 좀처럼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나쁜 어른은 내세울 권위가 없다. 그러므로 권위에 있어서는 지금 거론되는 권위가 진짜인지 아닌지 자주 따져봐야 할 일이다. 그런 생각으로 나는 어른을, 감독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89P
노동자와 여성과 모든 소수자들의 편에 서겠다는 건 완전히 동의하는데, 왜 난 동의하는 사람들에게 애정이 안 생기지? 왜 그 사람들이랑 같이 있는 게 싫을까.
왜 폭력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폭력적이냐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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