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숲, 도서관에서

백의 그림자 - 황정은 장편소설 -

아라모 2024. 10. 23. 13:47

 

매번 살 때마다 한 개가 더 들어 있는 거예요. 하나 뿐이지만 반드시 하나가 더, 가 반복되다 보니 우연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서요, 어느 날 물어보았어요...... 그러다 한참 만에 말씀하시기를, 가지고 가는 길에 깨질 수도 있고, 불량품도 있을 수 있는데 오무사 위치가 멀어서 손님더라 왔다 갔다 하지 말라고 한 개를 더 넣어 준다는 것이었어요. 나는 그것을 듣고 뭐랄까, 순정하게 마음이 흔들였다고나 할까, 왜냐하면 무대씨, 원 플러스 원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대형마트 같은 곳에서 .....
하나를 사면 똑같은 것을 하나 더 준다는 그것을 사고보면 이득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게 배려라거나 고려라는 생각은 어째선지 들지 않고요. 오무사의 경우엔 조그맣고 값싼 하나일 뿐이지만, 귀한 덤을 받는 듯해서, 나는 좋았어요      -  105p

 
여전히 난폭한 이 세계에 좋아할 수 있는 것들이 아직 몇 있으므로
세계가 그들에게 좀  덜 폭력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세계는 
진작부터 별로 거칠 것도 없다는 듯 이러고 있어
다만 곁에 있는 것으로 위로가 되길 바란다거나 하는
초 자기애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다만 따뜻한 것을 조금 동원하고 싶었다
밤길에 간 두 사람이 누군가 만나기를 소망한다
모두 건강하고 건강하길   -   작가 후기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