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동의 길을 걷다 보면 '이곳은 무척 오래되었구나, 아주 예전부터 지금까지 이곳에서 살다 간 사람들의 흔적이
쌓여 있구나'라는 기분이 든다.
그런 곳에서는 자연스럽게 수백 년 전과 수백 년 뒤라는 시간을 의식하고, 자신이 그 일부라고 여기게 된다.
거리와 골목을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된다.
자기 존재가 깊은 뿌리, 또 먼 미래와 이어져 있음을 믿게 된다.
현수동에서는 과가와 현재가 서로 존중하고 대화한다 - 24p
인류동물학자 할 헤르조그의 말처럼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도덕적 수렁'은 합리적이면서
불가피한 일일 수도 있다. 나는 현수동이 학교가 되기를 바란다. 관련된 많은 딜레마들을 모두
며쾌하게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동물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생명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인간들에게 가르쳐주는 동네가 되었으면 한다. 이웃들과 함께 기꺼이 학생이 되고 싶다 - 142p
전망이 좋고, 아름다운 자연이 근처에 있고, 산책로가 있고, 자전거를 타기 좋고, 개들과 개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도서관이 있는 마을.
현수동이 아니더라도 현수동을 닮은, 거기에 역사와 설화까지 있으면 금상첨화인, 그런 동네에서
살고 싶다. -1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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