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공기와 비의 냄새 사이에서 불현듯 되살아나는 어린아이처럼 투명하고 맑은,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
출판사서평
겁도 없이 다가가고, 계산 없이 사랑하고,
상처를 온몸으로 떠안았던 완벽한 모양을 했던 사랑의 날들과
더할 나위 없던 그 순간의 진심들.
사랑하는 사람의 앞에 서면, 우리는 늘 조금씩 긴장하는 것 같다.
행여 그가 부서지기라도 할 것처럼 조심조심, 부드럽고 사려 깊게 말을 건네려고 애쓴다.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 또한 세상 둘도 없이 소중하기에,
우리는 가장 애틋한 마음을 담아 가만히 그 이름을 부른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말하는 것이 힘들면, 그때는 글로 쓰면 돼.'
어린 시절,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차 있으면
수진의 엄마는 눈높이를 딸에게 맞추며 이렇게 일러주었다.
말주변이 없거나 목소리가 작은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그럴 때는 친구나 선생님에게 찬찬히 글을 써서 마음을 전하라고.
그러면 너의 마음이 전달될 거라고. 엄마도 곧잘 아빠에게 그렇게 했다고.
엄마가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그렇게 말하면 수진은 긴장이 풀어지며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명심하렴. 말을 잘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단다.' - 61p -
"엄마도 한때는 이별이 구원할 길 없는 결말이라고만 생각했어.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내가 알게 된 많은 것들은 항상 '이별'이 알려주었다고 생각해.
자신의 의지로 버릴 때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버리고 가야 할때도 있고,
버릴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잃어버린 것들도 있지.
어쨌든 이제 그것들이 내 곁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비로소 그 무게나 선명함,
그리고 소중함을 보다 강렬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어.
살다 보면 알게 돼.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은 바로 그 잃어버린 것들 덕분에 얻은 것이란 걸." - 136p -
“실망하지 않기 위해 기대를 최소화하는 일,
인내하는 일에 익숙해지는 것이 지긋지긋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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