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명규 작 " 천지불인 " -
아담은 에덴에서 추방된 것일까
아니면 탈출한 것일까?
만약 하나님이 먹지말라는
선악과를 따먹지 않았으면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남자는 수고하는 일을 하지 않고 있을 것이고
여자들은 고통없이 애기를 쑥쑥 낳고 있을 것이고
뱀은 기어 다니지 않고 서서 다니고 있을 것이다.
숲이 우거진 곳에서 한평생 동안 열린 열매나 먹다가
흙으로도 돌아가지 못하고
그 무엇으로 어떻게 살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는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됨을
나는 사랑한다.
하라는 것만 하는 사람은 안전하지만 창조는 없다.
오늘 이 세상이 이 만큼 아름다운 지구별이 된 것은
하라는 것을 한 사람들의 덕택도 있겠지만
하지 말라는 것을 기어코 해낸
아담의 속성을 닮은 사람들의 덕이지 않을까.
두 아들이 있었다.
첫째는 늘 아버지와 살면서
아버지의 말씀을 어긴 적이 없었다.
꼭 하라는 것만 하고 산 사람이다.
둘째는 형과 달랐다.
아버지를 떠나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 해보고 싶었다.
가능한 한 아버지를 멀리 떠나
거기서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보았다.
하지만 자기 삶이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비로소 깨닫는다.
아버지께로 돌아가면 먹을 것이 있는데......
둘째 아들은 용기를 내어 아버지께로 돌아온다.
아버지는 둘째를 반갑게 맞이해주고 잔치를 베푼다.
이것을 본 첫째는 불평을 한다.
"평생 아버지와 함께 있는 나를 위해서는
한 번도 이런 잔치를 베풀어 주시지 않으시더니
집 나가 타락하고 아버지의 말씀을 어기고 살아온
녀석을 위해서는 이 엄청난 잔치를 베풀어 주시다니요.
저 억울해 못 살겠습니다."
아버지는 말씀한다.
"내 것이 다 네 것이 아니더냐.
저 놈은 죽었다가 살아오지 않았느냐"고.
삶의 신비를 이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한 얘기가 있을까 싶다.
하나님이 만들어 준 에덴을 탈출하고 나오는
아담의 용기
아버지의 영향력을 벗어나
자기 세계를 살아보는 둘째 아들의
모험 정신이 있어
오늘의 인류 문화는 있는 것이리라.
아담은 에덴에서 추방된 것이 아니다.
정말 아니다.
에덴 탈출이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말을 어기신
아담을 저주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축복이다.
아버지 말만 듣고 그 안에서 사는 것은
자기를 사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사는 것이다.
대리로 사는 대리인생이다.
자기만의 독특한 소질과 재능, 소리와 색깔
모양과 걸음을 갖고 왔는데
아버지든 어머니든 하나님이든 세상이든 그들의 말만 듣고
그대로 살고 가겠는가. 아니다. 정말 아니다.
그렇게 아니다 하고 아버지를 떠나보고
하나님께서 하지 말라는 것을 하고
하나님의 한계인 에덴을 탈출한 아담의 피가
내 안에 흐르고 있음을 느낄 때
내 가슴이 뛴다.
나는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싶다.
나는 매일매일 에덴을 탈출하고 탈출하여
얼굴에 땀이 흐르는 삶을 살 것이다.
- 장길섭 지음
"눈 뜨면 이리도 좋은 세상,
눈 감으면 이리도 편한 세상"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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