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숲, 도서관에서

살롱 드 경성 - 김인혜 -

아라모 2024. 7. 20. 00:33

한국 근대사를 수놓은 천재 화가들.

 

곡마단이라고 놀림을 받았던 경성의 두 천재,  이상과 구본웅.

 

<조선일보> 편집국에는 세기의 시인 백석과 화가 정현웅이 있었다.

 

경성의 베스트셀러 시집을 함께 만든 시대의 선구자들,  정지용과 길진섭.

 

성북동 이웃사촌을 넘어 소울메이트가 된 이태준과 김용준.

 

그림같은 시를 쓴 시인 김광균, 그리고 그가 아꼈던 화가 최재덕

 

박완서의 소설 <나목>은 박수근의 삶에서 시작되었다.

 

텅 빈 시대를 글과 그림으로 채운 김환기와 그가 사랑한 사람들

서로가 존재했기에, 마침내 완성된 우주  김환기와 김향안 (변동림과 이상의 만남 도..)

나는 이 태엽을 감아도 소리 안 나는 여인을 가만히 가져다가 내 마음에다 놓아두는 중입니다... 여인, 내 그대 몸에는 손가락 하나대지 않으리다. 죽읍시다. "더블 프라토닉 슈사이드" 인가요?.  아니지요. 두 개의 싱글 슈사이드지요.... 내 여인은 내 그윽한 공책에다 악보처럼 생긴 글자로 증서를 하나 쓰고 지장을 하나 찍어주었습니다. "틀림없이 같이 죽어드리기로."

    - 이상, <슬픈 이야기 : 어떤 두 주일 동안> 중에서 

이 편지에는 "1955년 파리에서 처음 성탄일을 맞이하느 나의 향에게 행복과 기쁨이 있기를 마음으로 바라며, 진눈깨비 날리는 성북산협에서 으스러지도록 끌어안아준다, 너를. 나의 사랑 동림이"라고 쓰여 있다.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김광섭, <저녁에> 전문

 

소박해서 질리지 않는 조선백자처럼, 삶을 예술로 만든 도상봉과 그의 아내 나상윤

 

'국민 화가' 이중섭을 길러낸 유학파 부부화가 임용련과 백남순

백남순의 <낙원> 1937년 

 

아내와 떨어지지 않았다면 그는 미치지 않았을까. 이중섭과 이남덕

포화를 뚫고 한국에 온 일본인 아내 마사코, 이중섭이 지어주었다는 남쪽에서 온 덕이 많은 이.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와 그의 삶을 지지한 유영국과 아내 김기순

 

찬란히 빛나던 낮의 화가 김기창, 그보다 더 영롱하던 밤의 화가 아내 박래현.

 

한국 최초의 신여성  나혜석.     "탐험하는자가 없으면 그 길 영원히 못 갈 것이오." 

 

 

일제강점기 독일에서 한류의 씨앗을 뿌린 망국의 유학생들.  이미륵(소설 압록강은 흐른다), 김재원(국립박물관 초대관장), 배운성 화가

 

전쟁이 할퀸 중국의 도시 풍경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임군홍

 

격랑의 시대 수많은 걸작을 남긴 한국의 미켈란젤로 이쾌대

 

 

러시아에서 성공한 초상화의 대가, 죽어서야 고국의 품으로   <변월룡>

 

 

누가 이 천재 화가에게 총을 쏘았는가  <이인성>

 

그럼에도 삶은 총체적으로 환희다  <오지호>

"그늘에도 빛이 있다. 어떠한 추악함이나 증오 속에서도 미를 향해 나가는 흐름이 있을 때 비로소 회화 세계는 존재한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리며 이겨낸 화가  이대원

 

절대 고독 속에서 그림에 모든 것을 소진해 버린 화가 <장욱진>

'그냥 고독'은 외롭지만, '완전고독'은 외롭지 않다. 고독은 어찌보면 타인과의 비교에 따른 상대적 개념인데, 그러한 세속적 비교에서 벗어나면 오히려 완전한 고독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완전 고독'은 어쩌면 '자유'의 다른말이다       - 287P

 

그이 산에는 청년의 우울, 장년의 패기, 노년의 우수가 있다  박고석화가. 

박고석은 매우 굳세면서도 따뜻한 내면을 지닌 인간이었다. 무뚝뚝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어!" 하는 감탄사나 주어 몇 마디로 대화를 이끄는 유형의 인물이었다. 세상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지닌 채, 세속의 이해타산으로부터 거리를 둠으로써, '멋'을 획득한 사람이어서 그의 인간적 면모에 반한 이들이 주변에 많았던 것은 당연했다.

이 노년의 작품은 이상하리만치 슬프고 아름답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막막함이 밀려오는 그림이다. '다 살아보니, 인생은 눈물 나게 아름다운 것이었다'고 담담히 말하는 것 같은 부는 이에게 위로를 전하는 그림이다.

 

경계의 미학, 모순과 불확실성을 받아들인 화가 <김병기>

 

헤어진 세 아들을 향한 그리움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화가 <이 성자>

                                                                                                                                                                                                  "세상에 잠시 소풍 나온 아이가 죄 없이 끄적여놓은 감상문" 

가난한 나라 예술가들의 무모한 낭만 <성냥갑 속의 메시지>   백영수

                  

 

제주의 자연 속에서 존재의 근원을 탐색한 '폭풍의 화가'  변시지

 

영원한 아름다움을 추구한 한국근대 조각의 거장 < 권진규>

로댕의 제자 부르델을 추종한 권진규는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생을 마감했다.

 

노예처럼 일하고 신처럼 창조했다  < 문신>

자신은 사람들이 이 창조물을 무엇이라 불러도 상관없었다. 다만, 그는 어떤 대상을 의도적으로 재현하려 하지 않았고, 단지 그것이 무엇이든 "작업하는 동안 이 형태들이 스스로 생명력을 가지게 되기를 바란다." 하고 말했다.      - 37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