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숲, 도서관에서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 황현산 -

아라모 2020. 12. 11. 14:09

 

나는 가톨릭의 교리에 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우리에게 원죄가 있다는 것은 우리가 고해를 해야 할 이유가 아니라

교해를 강요하지 말아야 할 이유처럼 생각될 때가 있다 -37p-

 

편견은 무지에 잘난 체가 합쳐진 것이니 인간을 괴물로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정신 상태다.

그런데 대개는 똘마니 괴물이 만들어진다.   -47p-

 

사치에 대한 욕구는 보들레르식으로 말한다면 인간 정신의 불멸성에 관한 증거다. 이런 거창한 말이

아니더라도 생존 밖으로 넘치는 것이 하나라도 있어야 삶이 삶이다.

하다못해 연필이라도 좋은 것을 사서 써야 한다.   -356p-

 

이러다 유신 시대로 돌아가는 거 아니냐고 어느 젊은 문인이 말했다. 애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 한번 일어선 아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기지 않는다. 무릎이 자주 다치긴 하지만.

 

명랑하기는 성격만으로 되는 일이 아닌 것 같다. 명랑하기는 윤리이기도 할 것이다. 늘 희망을 가지려고 애쓰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해야만 명랑할 수 있지 않을까. 

 

정말이지 인문학은 무슨 말을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해서는 안 될 말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음식이 맛없는 곳일수록 자유당을 찍는다는 내 평소의 주장이 맞는다는 것을 또 다시 증명되었다

 

논문, 평문 등에서 '우리'라는 말은 그 범위가 매우 넓다. 크게는 이성을 가진 인간 전체이고 작게는 자기 자신과 그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다. 더 적게 잡아도 같은 문제의식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나'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이다   -628P-

 

예술이 지향하는 이상 가운데 하나는 아름다우면서 쓸모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오해하지 말 것은 이 쓸모없다는 것은 '지금 쓸모가 없다'는 말이다. 그것의 쓸모를 찾아내는 것이 문화의 발전이기도 하다.   -66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