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숲, 도서관에서

꽃이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이해인산문집-

아라모 2018. 6. 17. 19:29


아픔을 승화시킨 삶의 기쁨, 눈물이 키운 삶의 힘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사는 게 힘들다고

맒한다고 해서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나에게 고통이 없다는 뜻은

정말 아닙니다


마음의 문

활짝 열면

행복은

천 개의 얼굴로

아니 무한대로

오는 것을

날마다 새롭게 경험합니다


어디에 숨어 있다

고운 날개 달고

살짝 나타날지 모르는

나의 행복


행복과 숨바꼭질하는

설렘의 기쁨으로 사는 것이

오늘도 행복합니다

     이해인  <행복의 얼굴>



우리 집이라는 말에선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온다

'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라는 말은

음악처럼 즐겁다


멀리 밖에 나와 우리 집을 ㄹ바라보면

잠시 낯설다가

오래 그리운 마음

가족들과 함께한 웃음과 눈물

서로 못마땅해서 언성을 높이던

부끄러운 순간까지 그리워

눈물 글썽이는 마음

그래서 집은 고향이 되나 보다


헤어지고 싶다가도

헤어지고 나면 금방 보고 싶은 사람들

주고받은 상처를

서로 다시 위로하며

그래, 그래 고개 끄덕이다

따뜻한 눈길로 하나 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언제라도 문을 열어 반기는

우리 집 우리 집

우리 집이라는 말에선

늘 장작 타는 냄새가 난다

고마움 가득한

송진 향기가 난다

- 이해인 <우리 집>전문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 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듯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


"책을 제대로 읽으면  중심이 딱 잡힌다. 눈빛이 깊어지고  마음속에 샘물처럼

차오르는 것이 있다. 책 한권과 만나 인생이 뒤바뀐다. 책 한권 때문에 삶의 우선 순위가

달라진다. 책의 한 대목 앞에서 벼락을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고, 감전된 것 처럼 전율을 느낀다.

그 책을 읽기전의 나는 읽은 후의 나와 완전히 다르다. 한 권의 책으로 인해 존재 차원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 진 걱이다."

     -정민의 <독서의 보람>중에서-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는 동안

가을빛은 제 몫을 다한다.

늘 우리들 뒤켠에 서서도 욕심을 내지 않는 가을 햇살

오늘은 또 누구를 만나려는지

일찌감치 사과밭까지 와서

고 작은 사과를 만지작거린다

햇살은 가을을 위해 모두를 주면서도

소리내지 않고 조용히 다닌다.

     - 노원호 <가을을 위하여>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나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오르탕스 블루, <사막> 전문]

파리 지하철공사공모 콩쿠르에서 8천명의 응모자중 일등으로 뽑힌 시



피어난 꽃은 져야 하고 태어난 생명은 죽음을  예비한다.

오늘도 한 송이 황홀한 꽃봉오리 속에 숨은

소멸의 섭리를 잠잠히 지켜본다

우리는 모두

지켜보는 일밖에 할 일이 없다

경건히 손 모아 그 옆애 서서

망연히 고개 숙이고 서서....."

                  홍윤숙 시인 <쓸쓸함을 위하여>라는 시집에서 .섭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