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숲, 도서관에서

음악처럼...

아라모 2012. 1. 10. 22:51

 

 

 

태초의 말씀과 함께
하늘에는 불과 음악이 있었다
하늘 가득히 울려퍼졌던 음악
사람들을 찾아 마을 위로 거리 위로
휘날리며 오는 동안
소리는 스러지고 눈송이가 되었다

 

 

나뭇가지 위
음악의 흰그림자로 앉은 눈송이
눈송이로만 있기에는 심심했다
나무 속 심줄을 타고 녹아드는
뿌리 끝에서 소리가 나고
흙들이 귀를 기울였다

 

 

어느 태초의 아침 같은
아침
대지는 풀포기를 토하면서
허공에다 새를 날렸다

음악처럼

             -시인  최정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