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들의 노래 !

[스크랩] 향수 / 이동원 박인수

아라모 2011. 2. 14. 23:10



♬ 향 수 ♬~♡

        안방 불이 괄면 조금씩 멀리 쬐고 화롯불이 사그라지면 질수록 조금씩 조여 앉지. 안방 질화로 옆엔 어머니의 반지고리가 있고 인두가 묻혀 있지 고구마를 묻어 놓고 조을기도 하고 된장찌게가 지글지글 끓었지 참 질화로는 초가집의 따뜾한 품속이었지 月松 -서영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출처 : 55년 양띠동우회
글쓴이 : 작은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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