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숲, 도서관에서

소중한 경험 - 김형경 독서성장에세이 -

아라모 2019. 7. 9. 23:40




사람들은 가끔 몸속에 이야기가 가득 찬 생명체처럼 보인다.

그 생명체는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간절히 열망한다.

연인이든 선배든 혹은 독서 모임이든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대상을 만나는순간 사람들은

비를 머금은 식물처럼 싱싱하게 자라나기 시작한다.




힐링 픽션의 기능 이해하기


"독서는 한 사람의 정신 영역을 풍부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내면 공간에 경험, 지혜, 인물 들을

무수히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독서는 무의식적 심리 치유 작업을 돕는다."

인류는 이야기 속에 지혜를 담아 후대에 전승해왔다. 이야기를 많이 읽는다는 것은 이야기 속에 숨은 지혜를

얻는다는 것이다. 이야기와 함께 세상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다양한 삶의문제에 대해 대응 능력을 갖는다는 뜻이다. 내면에 간직한 인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동일시할 대상이 많아 폭넓은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 무엇보다도 이야기 속에는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는 기능이 있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모든 저서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저술했다. 마치 소설처럼. 융 학파 심리학자인 제임스 힐먼은 프로이드의 임상 보고서들을  'Healing Fiction'이라고 명명했다. 실제로 프로이트는 임상보고서에 '늑대인간' '꼬마한스'등 소설 같은 제목을 붙였다.

브루노 베텔하임은 옛이야기는 인간 심리의 여러 측면을 행해 호소할 수 있으며 어린이의 마음에까지 닿을 수 있는 방법으로 의미를 전달한다.

어린이는 예이야기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겪은 내적 갈등을 자각하고, 그것에 대해 일시적이면서도영구적인 해결책을 얻게 된다. 세계의 모든 민담, 신화,전설들이 그 탄생에서부터 공동체 구성원의 정신적 성장, 고통으로부터의 치유, 삶의기능 습득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이야기가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기능 중 치유 영역이 세분화되어 이야기 치료, 독서 치료, 문학 치료 등의 개념이 만들어졌다. 자크 라캉은 플라톤의 <향연 >을 정신분석적 대화 치료의 근원으로 본다. 철학조차 정신분석학과 만나 철학 치료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모든 이야기는 힐링 효과가 있다. 옛이야기든, 꾸며낸 이야기든, 심리학 책 속에 기록된 사례 이야기이든....



미국의 심리학자 수잔 포워드  1980년대 말 <유독한 부모들.Toxic Parents> 출간

부모의 나쁜 양육방식에 의해 자란 결과 성인이 된 후의 삶에서 고통 받는 이들을 치료한

임상 경험을 토대로 저술한 책.

독이 되는 부모 몇가지 범주.

전지전능한 입장에서 아이들을 심판하고 벌주는 부모, 기본적인 양육 의무를 방기하는 부모,

매사에 아이를 조종하고 통제하는 보모, 알코올 중독자인 부모, 잔인한 말로 상처 주는 부모,

물리적 폭력을 휘두르는 부모,


미국 정신분석학자 마이클 아이건 <독이 든 양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에게 양분을 주며 살아간다. 아이을 낳아 기르고, 창조활동을 하고,

 도시와 문화를 건설하고, 그 모든 노력들에 애정과 양분을 준다, 양분을 주는 우리의 노력이 사회적

 이고 심리적이 독소를 포함하고 있고, 우리 자신도 다양한 독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직면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종의 도전이다."


<서른 살에 친구 문제로 고민한다는 것>

서른살에도 친구 문제로 고민한다는 것은 시기착오적이다.

사마천의 <사기>'계명우기'편에 나오는 네 종류의 친구 이야기가 있다. 적우, 일우, 밀우, 외우.

적우는 도적 같은 친구로 자기 이익을 위해 친구를 사귀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친구는 상대가 더 이상 내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관계가 소원해진다.

일우는 즐거운 일, 어울러 노는 일을 함께 하는 친구이다. 적우나 일우는 어려움을 떠안을 마음이 없고, 나쁜일이 생기면 상대방을 탓하기 십상이다.

밀우는 친밀한 마음을 나누는 친구이다. 비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내밀한 어려움을 부탁하며, 상대의 어려움을 내 것처럼 느낄 수 있는 단계이다.

외우는 서로 경외하는 친구이다. 존경하면서 장점을 배우는 친구, 허물을 말해주면서 도와 덕을 함께 닦을 수 있는 친구를 말한다.

계명우기의 네 가지 친구는 정신분석학에서 제안하는 인간 정신의 발달 단계와 동일한 궤적을 그린다.

적우는 초기발달 단계와 관련있다. 출생 직후부터 인간은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야만 하는 시간을 보낸다  그 시기 아동은 부모를 착취적으로 사용한다. 부모가 자기 닮은 아기를 보며 나르시시즘적인 기븜에 빠져 있는 동안 부모의자원을도적처럼 이용한다. 이 시기 아기는 부모를 마음껏,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건강한 정신 발달을 이룰 수 있다.

일우는 사춘기 발달단계와 관련된다. 사춘기가 되면 부모 세계를 벗어나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심리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하면서 친구를새로운 동일시 대상으로 삼는다.친구와 함게 세상을 탐험하면서 자기 세계를 확장해하고 자신감, 의리 , 창의성 등 정신 역량을 키운다. 사춘기 아이들이 그토록 반항하는 이유는 부모 세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이다.

성인이 되어 가정이 있어도 친구를 더 좋아하는 남자는 사춘기때 제대로 친구 관계를 맺지 못한 트라우마가 내면에 있어 여전히 사춘기 발달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뜻일 수 있다.밀우는 청춘기발달 단계와 관
된다.청춘기가 되면 누구나 연애를 꿈꾸며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한 사람을 갖고 싶어 한다.  친밀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인내, 배려, 헌신 등의 정신 기능을 획득해간다.스스로 만들어가는 친밀한 관계는 성장기의 결핍과 좌절을 보살펴주는 기능을 한다. 친밀한 관계 속에서 나누는 보살핌은 한 사람의 정신을 성장시켜, 주변의 사랑을 나누어줄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이끈다.

외우의 자격은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이면 반드시 획득해야 하는 정신 기능이다.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려면 먼저 공동체 구성원을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선배들의 지혜를 배우고, 사회에 통용되는질서와 관습을 습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잘못을 범하면 빨리 개선하고 허물을 말해주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한다. 존경하면서 배울 수 있는 친구나 선배를 만날 수 있다면 사회생활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서른살에 가학적인 친구 문제로 갈등하는 일이 시기 착오적이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 있다.


독서모임을 시작할 때 구성원들에게 종교를 가질 것을 권한다.

아무리 자기를 성찰하고 변화를 위해 노력해도 혼자 힘으로는 안되는 영적 건강 영역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종교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많다. 종교를 심약한 사람의 의존증쯤으로 치부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존성을 바로 보지 못하는 사람이다.

종교의 비과학성을 비판하는 사람은 내면의 비합리적 요소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절대자를 향해 몸을 엎드리지 못하는 사람은 나르시시즘을 넘어서지 못한 사람이다. 종교 상징물에 대해 생생한 두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들은 내면의 불안이나 분노를 그으로 투사하는 것이다.


마음을 치유한다는 것은 우선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상담 전문가들은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문제를 진단하고 지와 격려를 보낸다. 정신분석이란 ' 성인이 되어 다시 하는 인생 이야기'이다. 성인의 입장에서 과거를 돌아보면 성장기의 미숙한 인식에서 비롯된 상처, 부모에게 물려받은 잘못된 자기 이미지
, 어린 시절에 만들어 가진 비효율적인 생존법 들을 알아치릴 수 있다.

프로이트학파, 융학파 심리학자들 모두 심리 치료의 기본으로 자기 이야기 다시하기, 이야기 회목하기 등의 작업을 제시한다



프로이트의 무의식이 개인의 정신 구조 내부에 억압된 덩어리들을 일컫는 개념이라면 융의 집단 무의식은 보다 깊고 넓은 인간 정신 영역을 의미한다.

인간 내면에는 직접 경험하지 않앗ㅅ으나 인륙 고대로부터 축적하고 계승해온 정신의 힘이 존재한다고 제안한다. 그 영역에 공동체를 관통하는 공통의 감성. 정서.이야기가 존재하며, 그곳에서 통찰과 창의성이 나온다는 주장이다. 융은 인간이 병리적 존재가 아니라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정의한다.